아직 몬스터헌터 포터블의 별2개 짜리 퀘스트도 다 클리어하지 못한 상황인데 또 게임을 구입했습니다. 사실 MHP의 진도가 잘 나가고 있었으면 오히려 구매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게는 MHP는 너무 어려운 게임인 것 같습니다.

저는 OTQ답지 않게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에는 별 애정이 없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플레이한 작품은 알파 외전이고, 클리어한 것은 알파가 마지막이군요.

저는 옛날의 롬팩이 미디어였을 때, 낮은 확률을 무한리셋으로 극복해야하던 작품들이 요즘의 화려한 연출보다 훨씬 재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슈퍼로봇대전 시리즈가 광매체를 미디어로 하는 플랫폼으로 이행하면서부터 리셋이라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워졌고, 그로 인해서 전반적인 난이도가 하향조정되면서 무언가 짜릿함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90% 명중률의 적의 공격을 피한 후 10% 명중률의 반격으로 승리해본 경험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를 오래 플레이하신 분들이라면 다들 한번쯤은 있으실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이 요즘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인간이 왜 이 게임을 샀느냐하면, 요즘 플레이할만한 "느린" 게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울면 재빨리 반응할 필요가 있는 요즘은, 언제라도 중단할 수 있고, 손을 놓고 있는 동안 멋대로 진행되어 버리지 않는 게임이 필요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퀘스트 시간 제한이 있고, 포즈도 안되는 MHP는 전혀 적절한 게임이 아니었죠.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잠시 썰(^^;)을 풀자면, 휴대용 게임기를 위한 게임은 크게 두가지 접근 방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는 쉽게 콘솔을 가지고 모여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을 살린 게임입니다. 사실 닌텐도는 예전부터 이런 측면을 잘 알고 있었죠. 또 한가지는 이동 시간이라던지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짧게 끊어서 플레이할 수 있고, 플레이의 끊어짐이 게임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게임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이제까지의 과정을 웅변하는 전술/전략 게임들이 이런 성격에 잘 맞아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닌텐도의 메이드 인 와리오같은 멋진 해법을 보자면 꼭 전술/전략에 제한될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그리고 이야기가 샌 김에 좀 더 빠져보면(^^;) 거치형 콘솔용 게임의 경우 매장에서 게임을 구매해서 집으로 가는 동안 주로 매뉴얼을 살펴보게 됩니다. 하지만 휴대용 콘솔의 경우는 게임을 구매하자마자 바로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PSP용 게임들 중에서는 바로 플레이가 불가능한 게임들이 있습니다. 바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게임들인데, 저도 개발하는 입장에 서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통해서 복제를 막아보려는 소니의 시도 자체는 이해가 갑니다만, 이게 휴대용 콘솔에 기대하는 즉석에서 플레이 시작의 기대감을 깨는 것은 꽤 큰 부정적 경험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은 저도 지금 펌웨어 업데이트를 위해서 PSP를 충전중입니다. 빨리 플레이를 해보고 싶습니다.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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