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CoD2 패치 성공에 마근엄님께서
......이런 군대용어는 솔직히 너무 번역 어렵지 않습니까.
요즘이야 저런 웹사이트 통해 정보얻기가 쉬워진 편이지만
옛날엔 밀리터리 OTQ가 아니고서야......
라고 커멘트를 달아주셨는데, 저로서는 동의하기가 매우 힘듭니다. 하얀까마위님의 글 구글이 없었을 땐...에 잠보니님이 달아주신 커멘트를 보면
경험자 분께 물어보면 대사관이나 전문직종에 있는 지인에게 전화 마구 걸어대고 도서관 무지하게 드나들고 그러며 번역을 했다는군요. (...노가다의 극치)
라고 하시는데, 프로라면 이게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성의가 느껴지는 번역이라면 as you were 하나 정도 틀린 것은 마근엄님이 말씀하신대로 눈감아 줄 수도 있겠지만요.

게다가 말씀하신대로 요즘은 웹 검색을 통해서 정보얻기가 쉬워진 편입니다. 그렇지만 잠시 검색해보면 해결될 수 있는 내용들이 엄하게 번역하는 일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게 다 번역한다는 사람들이 구글을 안쓰고 네이버를 써서 그런 겁니다.

Part 2.

게임의 경우에 한해서 이야기하자면, 그렇다고 번역하는 사람들만 비난하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이 원문 데이타가 참 난감한 형태로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올린 CoD2 글들에서 텍스트 데이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런 데이타가 줄줄 늘어서 있는 파일을 들여다 보았자 이게 화자가 누구이고, 어떤 흐름으로 대화가 진행되는지를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의 문장만을 놓고 판단을 할 수 밖에 없고 문맥상의 판단이 불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지랄맞은 번역으로 유명한 모 대작 RPG의 경우에는 번역 알바 - 수십명에게 쪼개서 알바를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가 받아든 파일의 경우에는 아마도 스크립트 파일에서 대사 부분만 추출한 듯한 내용이더군요. 번역하는 사람이 마음의 눈으로 시나리오를 재구성하더라도 제대로된 번역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별이 선택가능하고 성별에 따라서 말투가 틀려지는데, 이게 어느 성별일 때 하는 대사인지조차 구별이 잘 안되는 데이터였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있는 사람들을 뽑아서 스크립트 데이타 전체를 던져주기만 했어도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좀 더 좋은 번역 결과물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애시당초 만드는 쪽에서 좀 더 좋은 데이타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번역자 입장에서 문맥을 파악할 수 있다면 "as you were"를 "자네처럼"이라고 번역하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겠지요. 분기가 많은 게임에서 이런 문맥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타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만.

그리고 번역자가 자신이 번역한 데이타를 바로 게임에 적용해서 테스트 플레이를 해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스크립트 문법 체크툴 같은게 있어서 깨어진 태그 같은 것을 찾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요.

온라인 게임이라면 수정/추가된 데이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겠지요. 모 게임은 본사에서 수정된 데이타가 올 때마다 예전 데이타와 diff를 떠서 수정된 부분을 찾는다는 좌절스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지금 만드는 게임에서도 컨텐츠가 채워지기 전에 이런 부분들을 미리미리 고민을 해두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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