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가 하류로 전락한다.

90%가 하류로 전락한다 - 후지이 겐키 지음, 이혁재 옮김/재인

체크리스트를 제공해서 독자를 협박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않아서 볼 생각이 없었는데, 역시 추천을 받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의외로 재미있기는 했습니다만, 그다지 추천할 마음은 없습니다.

감상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 책을 보는 사람은 이 책에서 말하는 하류로 전락하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같은 출발점에서 현대 사회나 자본주의 비판서를 썼다면 꽤 쓸만한 책이 나왔을 가능성도 없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만, 이 책은 그런 사회에서 개인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이야기하려는(그 시도가 성공했는지는 접어두고) 책이어서 제게는 좋은 느낌을 주지 못했습니다. 덕택에 중간중간에 생각해볼만한 이야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그다지 좋은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책이 거부감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에서 말하는 상류 = 부자 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부자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이 사람이 이야기하는 모든 가치는 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저는 이미 저자의 기준으로는 하류로 전락할 사람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