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inite Undiscovery가 워낙 좌절스러워서 Star Ocean 4는 관망하기로 정했습니다. 발매하고 나서 보니 평들이 좀 미묘하더군요. 그래서 주변에서 누가 사기를 기다렸는데 아무도 안사더군요. 그래서 잊고 있다가 며칠전에 보니 가격이 많이 떨어졌길래 구입했습니다. 가격 팍 떨어진 걸 보니 불안하기는 했는데, 폴아웃3도 가격이 팍 떨어져 있길래 그냥 그런가 보다하고 생각하기로 하고 구매했습니다. 국전에서 카드로 22,000원 줬습니다.


일단 케이스가 디스크 3장을 감당 못해서 제대로 안 닫히는 것부터 에러더군요. 어찌 이리 무성의할 수가... 뭐 이건 퍼블리셔의 문제고.

두시간 정도 플레이한 소감은...

내가 요즘에 스타오션4를 하고 있는데, 느낀게...
존나 열심히 북미를 배우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
근데, 일본은 열심히 안배우잖아.
일본 게임은 안될꺼야. 아마.

이런 느낌.

좀 더 진지하게 적자면. 근본이 완전 못 만든 게임은 아닌 듯 한데 정말 열심히 갈고 닦고 광내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더군요.

- 플레이 시작부터 컷씬으로 배경 설명하고 스토리 진행하고 앉아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로 게임에 몰입하게 해야죠.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들이 괜히 처음에 일단 터뜨리고 보는게 아니잖아요. 초반에 캐치하는 것은 일본 애니메이션 쪽이 일본 게임보다 훨씬 잘하는 것 같습니다. 하기사 이미 구매한 게임이랑 다음 주 방송을 볼지 안볼지 알 수 없는 방송이랑 제작측이 피부로 느끼는 압박이 전혀 다르기는 하겠습니다만.

- 폰트 문제인지 텍스트 렌더러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자간이 부적절한 부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특히 대문자 T랑 그 다음 글자가 간격이 너무 넓은게 커닝 계산에 버그 있지 않은가 싶은 느낌. 그리고 전각 숫자들 사이의 자간도 너무 넓은데, 이건 일본인들의 감각에서는 또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 생각해보니 영문판은 숫자가 반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확인해볼만한 성의는 제게 없습니다. ;p

- 타이틀 화면의 배경에 깔린 별들이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16비트 시대적인 느낌이던데, 이거 굉장히 게임의 품질을 떨어져 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 XBLA로 포팅된 16비트 게임 하고 있나 싶은 느낌.

- 게임에서는 괜찮은 것 같던데, 컷씬에서는 발광체 앞에 머리카락이 오면 머리카락이 안 그려지더군요. 아마 발광체 앞에 알파 있는 오브젝트가 왔을 때의 문제가 생기는 것일 것 같은데... 기술적으로는 납득이 가는 문제인데, 그러면 적어도 컷씬에서는 오브젝트 위치나 카메라를 조절해서 눈에 안 띄게 만들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전투 튜터리얼이 너무 노골적으로 튜터리얼이라는게 싫기는 하지만 못 참아 줄 정도는 아닌데, 전투 튜터리얼에서 모든 것을 가르쳐 주려고 한 것은 실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것만 가르쳐 주고 '이것만 알면 OK이고, 나머지는 플레이하면서 차차 익히세요'같은 느낌이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모두 다 못 익히면 이 게임 못할 것 같다는 압박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이거 만약 무료 온라인 게임이었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전투 튜터리얼 하다가 관두고 그냥 게임 접을 것 같습니다.

- 전투가 한번 공격 버튼을 누르면 적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쫗아가서 때리는데, 이거 도중에 캔슬이 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적이 여럿 있을 때 내가 때리고 싶은 녀석을 골라서 때리기가 힘듭니다. 그냥 캐릭터 바라보는 방향으로 칼 휘두르면 되지 타겟 개념을 왜 넣었는지가 잘 이해가 안갑니다. 이건 전투를 좀 더 해봐야 알 수 있을 듯.

- 대형 우주선은 좀 무게감 있게 움직여주면 좋겠습니다. 이거 무슨 발키리도 아니고...

- 전반적으로 화면에 불필요하게 디테일이 많습니다. 색상도 영 잘못 썼다고 생각하고. 화면이 밀도가 높은 것은 일반적으로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게임 플레이에 거슬리는 식으로여서는 안됩니다. 배경이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다보니 UI는 살아남기 위해서 아주 원색이 되어버렸는데 그 덕택에 UI가 되게 싸구려처럼 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UI를 제외하고 봐도 전체적으로 너무 눈이 피로한 화면이라 장시간 플레이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좀 더 생각해보니 화면의 밀도는 문제가 아니고 단지 색상 선택의 문제인 듯.

- RPG에서 간 길을 되돌아가는 것은 노가다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싫습니다. 게임 플레이 타임을 이런 식으로 늘리는 것은 좋지 못한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기껏 탈 것이 나타났는데, 탈 것을 마다하고 걸어서 돌아가겠다는 주인공을 보며 무진장 짜증났습니다. 명분은 좀 더 주변을 탐색해봐야겠다는 것이었지만 플레이어를 납득시키기에는 무리였습니다. 안그래도 전투가 귀찮아서 열심히 인카운터를 피하면서 온 길인데요. 게다가 보스전하고 나서 마을에 가기 전까지 세이브 포인트가 없다는 것도 좀.

- 지형에 의한 카메라 보정이 엉망입니다. 지형에 카메라가 걸려서 덜덜 떨리고 있는 걸 보자면 안타까울 지경.

- 카메라 방향만 돌려도 화면 밝기가 심하게 바뀝니다. 조명 방향과 카메라 방향에 따른 변화를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구현된 결과물은 그냥 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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