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장시간 플레이한 게임은 유노 ~ 이 세상 끝에서 사랑을 노래한 소녀 ~ 로 약 80시간을 플레이했다. 그러고도 100% 클리어를 못했는데, 언젠가 다시 도전해보고 싶지만, 그 때의 세이브 파일은 남아있지 않고(하드를 뒤지면 나올지도?) 내용도 기억나지 않으므로, 아마도 비슷한 시간을 다시 투자해야할 가능성이 적지 않고, 그래서 쉽사리 손을 댈 수 없다.
내가 가장 많이 클리어한 게임은 바로 Metal Gear Solid. 환상수호전을 3번 클리어했으니 플레이시간으로 따지만 환상수호전이 더 길겠지만, 어쨌거나 가장 많이 클리어한 게임은 MGS이다. 6번정도? 이렇게 많이 클리어한 가장 큰 이유는 98년이었던가에 도둑이 들어서 PS와 새턴을 도둑 맞았고, 그 때 메모리 카드들을 같이 도둑 맞으면서, 새로 클리어 데이타를 만들기 위해서 다시 붙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번+3번으로 6번을.
이렇게 플레이하고도 게임큐브로 MGS Twin Snake가 나오자, 다시 플레이를 하는 걸 보면 확실히 나에게는 그만큼 인상적인 게임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절대적인 지지도를 가진 게임이지만, 96년도의 TGS에서 MGS가 발표가 되었을 때, 적어도 국내의 반응은 상당히 썰렁했다. 당시에 내가 예약한 가게에서 한정판을 예약한 다른 사람은 아마도 없는 듯 했으니. 메탈기어를 플레이한 세대는 이미 너무 자라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당시에 했던 기억이 난다.
96년도의 TGS에서 MGS의 트레일러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는 어쩌면 행운이었는데, 당시에 트레일러를 보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묘한 것은 나는 기존의 메탈기어 시리즈를 플레이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몇번 도전을 해본 적은 있지만, 나에게는 재미는 별로 없고, 난이도만 높은 게임이어서 플레이해보았다고 말할만큼 진행해본 적은 없다. 그런 주제에 트레일러를 보면서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또 한가지 명확한 기억은 그 트레일러를 보면서, PS로는 불가능한 그래픽이라고 생각했고, 과연 어떤 기종으로 출시될 것인지를 궁금해했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당시의 화면을 보면 이런 거였나 싶은 수준이지만. 이런 것을 보면 인간의 기억이란 정말 믿을게 못 되는 것이다.
정말로 믿을게 못 되는 것이, 이미 내 기억 속의 MGS는 MGS2의 그래픽으로 바뀌어 있어서, MGS TT를 하면서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중간 데모의 연출이 상당히 바뀌어 있어서, 그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해주지만.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도 MGS2와 동등하게 변해있지만, 근본적으로 맵디자인은 동일한지라, 변경된 시스템을 그다지 잘 살리지 못 했다는 생각이다.
난이도 면에서는 좀 높아졌다는 느낌인데, 정말 높아진 것인지, 아니면 북미/유럽판은 당시에도 높았는지, 그도 아니면 내가 둔해졌는지는 자신이 없다. 지금은 편하게 즐기기 위해서 easy로 플레이 중.
바뀌었다는 것을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부분은 앞서 말한 중간 데모 부분인데, 이게 별로 좋은 점수를 주기가 힘들다. 원래도 리얼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게 좀 더 심해져서 이건 좀 오버다라는 느낌이 강하다. 게다가, 스토리를 다 파악하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길어져서인지 어느 쪽인지 잘라서 말하기는 힘들지만, 지겹다.
기본적으로는 이식작의 마이너 체인지를 즐기기 위해서 다시 플레이하는 것보다 새로운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시간을 들이는 쪽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씩 이렇게 거부할 수 없는 게임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는 즐거운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기억 속에서 미화된 부분까지도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작품으로 나와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 MGS가 리얼하지 않다는 불만이 들기 시작하자, 너무 갑갑해서 때려치운 Sprinter Cell에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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