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몇번 보려고 시도했다가 1화를 못 견뎌서 포기했었는데, 회사 동료가 지하철에서 노트북으로 보는 걸 옆에서 소리없이 화면만 보니까 볼 만 하더군요. 일단 1화만 극복하니 2화부터는 예상대로 그다지 보는데 저항을 느낄만한 요소는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만큼 작화가 뛰어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작화 수준이 높지 않다는게 아니라, 사람들의 반응이 그보다 더 뜨겁다는 뜻입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신경이 쓰이는 것은 무거워 보이는 색감입니다. 무거워 보인다는 것은 칙칙하다거나 암울하다거나 하는 의미가 아니라, 질량을 가진 물체로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교복 치마는 두터운 천으로 되어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창시절이라면 저런 친구를 만나서 실컷 휘둘리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창시절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붙이는부분에서 이미 재미없는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거나 재미없는 요즘을 지내는 제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에서는상당히 부러운 상황이군요.
(만화는 신훈님의 채널 어니언에서 발췌)

대학 시절에는 제게 "재미있는 것"을 요구하는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제 이마에서 "재미있는 것"이라고 써있다고 이야기한 사람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 당시에는 "재미있는 것을 찾는 사람은 재미있는 것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이다."라는 건방진 소리를 하고 다녔는데, 재미없는 사람이 되고 보니 참으로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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