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해둔 MGS4 일본어판이 발매일보다 하루 빨리 도착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예약해둔  MGS4 동봉 PS3가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흑흑.

일단 회사에 있는 PS3로 한시간 정도 구경했습니다. 일단 PS3 펌웨어 업데이트를 10분 정도한 것 같고, 8분 동안 HDD 인스톨을 하고 나서야 게임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인스톨하는 동안 스네이크가 줄담배를 피워대는데, 그 모습이 뭐랄까 유저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알면 이 따위로 만들지 말란 말이닷! 내일 PS3가 도착하면 이 과정을 다시 거처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운이 빠집니다.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서 열심히 펌웨어 업데이트를 하는 것은 이해는 가는데, 이게 딱 뜨면서 게임 디스크를 게임기에 넣고 두근두근하던 기분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기 때문에 참으로 불만스럽습니다. 어차피 업데이트를 강요할 것이라면 유저 몰래 슬쩍해도 좋으니 /* 물론 몰래 슬쩍해버리면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 이런 식으로 유저 발목을 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만, 기술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고민도 안해보았습니다.

하여간에 한시간 중에 대략 20분이 이걸로 날아갔군요. 대략 40분쯤 플레이(?)해서 삐-/*스포일러 방지를 위한 자주규제 */하는데까지 진행하고는 더 플레이할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중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 동안 제가 스네이크를 조작한 것은 단 5분 정도 밖에 안됩니다.

컷씬이 길다는 것보다 더 불쾌한 것은 고작 수십초 정도 조작하고 다음 컷씬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는 겁니다. 거기서 조작할 수 있게 해놓은 것은 조작법을 알려주기 위해서인 모양인데, 그냥 계속 컷씬으로 진행하고 나중에 가르쳐주는게 훨씬 나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드디어 게임 플레이가 시작되나 싶었는데 다시 컷씬의 시작이라니요. 코지마 감독이 몇년전의 잡지 인터뷰에서 "서양게임은 불친절한게 그나마 단점인데, 점점 친절해지고 있다. 이대로 있으면 일본 게임 업계는 서양에 따라잡히고 만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정작 코지마 감독 자신은 친절해야한다는 것은 알아도, 친절을 배푸는 올바른 방법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컷씬이 많은 것은 용서해주겠는데, 거기에다가 로딩까지 잦은 것은 좀 용서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코지마 프로덕션의 비주얼 프로그래밍 능력은 이미 매우 높은 편이니, 이제는 심리스 월드 같은 것에도 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 심리스 월드에 관심을 가져주면 리소스 매니지먼트라던가 백그라운드 로딩이라던가를 당연히 연구하게 될테니까요. */

5분 정도 조작하고 게임 플레이를 논하기는 참 민망합니다만, 일단은 "MGS가 뭐 그렇지"라는 느낌입니다. 기존 시리즈를 플레이한 사람들이라면 아무 거부감없이 납득할 것 같은데, MGS4로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적응하기가 쉽지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입부의 맵이 시가지라는 것도 영향이 있겠지만, 시야가 상당히 야박한 편이라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따지자면 적을 다 죽이면 되는 람보 게임이 아닌 "잠입 게임"이라는 장르 자체가 애시당초 스트레스 받는 플레이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만.

불평만 잔뜩 이야기한 것 같은데, 그래도 오랜만의 메탈기어가 두근두근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이 넉넉한게 아닌지라, 언제 클리어할 수 있을지, 아니 그 전에 클리어할 수 있기나 한 것인지 자신이 없습니다. 늙어서 은퇴하고 나면 플레이 못 했던 옛날 게임들 꺼내서 플레이하면서 고전 게임 사이트를 운영하는게 제 인생 플랜의 일부인지라 죽기 전에는 클리어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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