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호랑이 꼬리를 밟았나 - 모리야마 다케시 지음, 정태원 옮김/영림카디널 |
무언가 "누가 쿠크로빈을 죽였나"라는 말이 뜬금없이 떠오르는 제목입니다만 전혀 관계없습니다. 저게 떠오른 것도 제 뇌 구조의 문제일 듯.
느긋하게 책을 고를 시간이 없어서 메피스토상 수상작이라는 것만 보고 골랐더니 대 실패입니다. 더 이상 메피스토상은 인정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
한일국교 정상화 40주년 기념으로 한일 동시 출간이 되었다고 뒤표지에 적혀있는데, 솔직히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다지 성공하기 힘들 것 같은 책입니다.
이야기의 절반은 한국에서 진행되고, 등장인물의 3/4는 한국인 또는 한국계인데, 그렇다고해서 저자가 한국을 잘 이해하고 있다거나, 뚜렷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거나 하는 것 같지는 않아보입니다. 한국에 대한 이해는 차라리 "배틀 로얄"의 원작 소설을 쓴 타카미 코오슌씨가 몇배는 나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저자가 극우였다면 소설로서의 재미는 좀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국인이 볼 때는 어떨지 몰라도요. 하지만 저자가 보는 신문은 아마도 산케이 신문도, 아사히 신문도 아닐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고 거슬린 것 하나는 조총련에서나 쓸까 말까 싶은 한국인 이름이었습니다. 저자 주변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해줄 사람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최근에 본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에서는 잘 아는 이야기를 쓰던가, 쓸 소재를 잘 알게되도록 조사하라는 조언이 있었던 것 같은데, 바로 이 작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작가의 글솜씨가 그렇게 뛰어난 것 같지도 않은데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특이한 소재 선택에 힘입은 바가 크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다른 라이트 노블의 "모에"를 한일관계로 대체한게 아닌가 싶은 수준의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모에 쪽이 재미있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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