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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저자의 "행복한 프로그래밍"이나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이 아주 좋은 정도는 아니라도 나름 괜찮았던 반면에 이 책은 매우 실망스러운 내용이었습니다.

소설 형식이라는 시도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결과가 썩 좋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접근 방법을 다르게 하는 쪽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형식만 바꾼다고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지를 생각해보면 이 또한 솔직히 의문입니다.

내용에 있어서도 OOP에 관한 맹신적인 표현이라던가, 개인적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프로로서의 자질이 모자라는 등장인물들을 미화하는 듯한 분위기가 영 탐탁치 않았습니다.

아직 프로그래밍을 업으로 삼지 않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이미지를 심어주지는 않을까 하는 책이었습니다. "게임 회사 이야기"도 그런 비판의 소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업계 사람들은 재미있는 유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었는데, 이 책은 프로로 일하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썩 공감가는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화났던 부분은 프로그래머들이 남의 코드를 이해하기 어려워서 코드 리뷰를 피한다는 대목이었습니다. 도대체 코드 리뷰를 왜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코드 리뷰는 코드를 개인의 것이 아니라 팀의 것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팀이 이해할 수 있는 코드로 만드는 과정일텐데요. 코드 리뷰 경험이 없다면 참 귀찮게 느껴지지만, 코드 리뷰 해보면 정말로 서로의 실력이 향상되고, 서로의 생각이 공유되고, 결과물의 품질도 향상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회사를 옮기게 된다면 코드 리뷰를 하지 않는 곳으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결국은 3/4 정도 읽은 시점에서 멈추었습니다.

* 노파심에서 덧붙이자면, 이 글에서 "프로 = 회사에 소속되어서 급여를 받으며 일하는 사람"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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