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f-Life 2 클리어!

매일 회사에서(--;) 1~2시간씩 플레이해서 드디어 클리어.

아직 MGS3 라는 강자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아마도 HL2가 올해의 최고의 게임일 것 같다.

이거 플레이하면서 가장 비교된 게임은 역시 근래에 플레이했던 Halo 2인데, Halo 2는 잘 만든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불만점도 많았던 반면, HL2는 좀 더 만족도가 높다. 둘 다 다음 편을 예고(?)하는 엔딩이지만, Halo 2의 경우 스토리의 허리가 잘린 느낌인 반면에, HL2는 좀 더 은근한 느낌. 그리고, HL2의 경우 후반부의 전투가 치열한 만큼 달성감이 있는데, Halo 2는 이런 느낌이 좀 부족한 듯.

HL2의 불만점이라면 우선은 스팀 관계이고, 그 다음에 긴 로딩. 게다가 가끔씩 게임의 흐름상 적절하지 못한 곳에서 끊어져서 꽤 분위기를 깨는 경우가 있다. 그 외에는 큰 불만은 없을 정도의 퀄리티.

사실 출시전에 물리엔진에 관해서 어필했을 때는, 과연 리얼한 물리 묘사가 게임의 재미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 것인가 의문이었는데, 단지 연출적인 요소로 끝이 나지 않고 게임의 내부에 녹아들어가 있는 레벨 디자인은 정말 일품인 것 같다. 구체적인 예를 들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이므로 예를 들지는 않겠다. FPS에 이런 퍼즐이 녹아들어가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어드벤쳐 장르가 설 자리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시에라나 루카스의 어드벤쳐에 향수가 있는 나로서는 좀 아쉽기도 하다.

Halo 2도 그렇고 HL2도 그렇고, 내가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는 추락사인데, 게임을 하다 보면 종종 추락사를 하게 된다. 특히 싫은게 수류탄의 폭풍에 밀려나가서 추락하는 경우. FPS들은 왜 이렇게 추락사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혹시라도 FPS를 만들 일이 생긴다면 나같은 사람을 위해서 추락사가 없는 게임을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아, 그러고 보니 큰 불만점이 또 있었다. 게임 외적인 요소지만 부실한 패키지. Halo 2의 스크래치 사건도 그렇고, HL2의 부실한 한정판도 그렇고, 마그나카르타의 한정판 변경 사건도 그렇고, 올해는 화제가 된 패키지 문제가 여럿인 듯. HL2의 부실한 한정판은 HL과 HL2 만큼의 시간 간격(*주1)을 두고 HL3가 나오지 않는한 HL2 패키지가 기억이 나서 HL3를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1 : 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