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뇌파 송년회 장소였던 압구정동 스텔라 플레이스입니다. 도어 스톱퍼가 와인병 모양인 것이 잘 보여주듯이, 식사에 와인을 곁들인다기 보다는, 와인이 메인이라는 분위기를 풍기는 인테리어였습니다. 그 실체가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희는 와인은 전혀 주문하지 않고, 따로 준비한 와인을 마시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모임을 주최하신 마근엄님께서 사전에 양해를 구해놓으신 것인지, 아니면 저희가 비싼 코스 요리를 먹었기 때문인지, 그도 아니면 원래 가게가 대인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가게 쪽에서 어떠한 제지도 없었습니다.
코스요리는 3,5,7만원(VAT별도)의 세가지가 있었는데, 저희는 좋은 와인에 걸맞게(?) 가장 비싼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코스라도 완전히 단일하게 나오는 것은 아니고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 몇가지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것을 선택하신 분의 양해를 구해서 그쪽도 촬영해둔다는 생각을 그때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진은 나온 순서대로 입니다.
전채인 바다가재 요리는 맛은 만족스러웠지만, 양이 좀 아쉬운 요리였습니다. 전채로서는 적당한 양이기는 한데, 그래도 좀 아쉽다는 느낌.
수프와 그린샐러드는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도미요리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이거 하나만 메인 요리로 팔면 대환영일 것 같습니다.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맛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양이 적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 겨를이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맛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중간에 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한번 시키는 것이 특이하더군요.
스테이크는 자체로서는 매우 훌륭했습니다만, 그다지 와인을 곁들이기에 좋지는 않다는게 미묘했습니다. 후추의 향이 매우 훌륭했는데, 그 덕에 무얼 가져와도 향을 상쇄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테이크는 와인을 안 마시는 자리였다면 이런 토 안달고 순수히 칭찬을 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후식으로 과일이 나왔지만, 그쪽은 촬영해두지 않았습니다. 그냥 과일인데다, 딱히 촬영할만한 데코레이션도 없어서 뛰어 넘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음식의 수준은 높았지만, 가격이 높은지라 제가 나서서 이 곳을 다시 찾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보다 싼 가격에 저만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아마 찾기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끼 식사에 저만큼 돈을 들이는 것은 아무래도 제 분수에는 어긋나는 일인 것 같습니다.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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