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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타임 경제학 - ![]() 스티븐 랜즈버그 지음, 황해선 옮김/바다출판사 |
1993년의 책이 2005년에서야 번역서가 나온 것으로 보아서는 근래의 트렌드에 의해서 발굴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냥 묻혀있는 쪽이 좋았을 책입니다.
이 책은 어떤 모델을 세우고 그 모델하에서의 사고 실험을 행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모델의 제약에 대해서 저자 스스로가 한계점을 인정하고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예로 든 '물리학자의 마찰이 없는 상황에서의 물리 계산'과 다르게 실제 세계를 설명하는데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책의 첫 부분에서 저자는
경제학의 목적은 언제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라고 쓰고 있지만, 정작 그 목적을 기억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럽습니다. 오히려 "사고 실험을 통해보니 이러이러한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나는 똑똑하고 세상사람들은 이상하다."라는 뉘앙스가 전반적으로 강해서 상당히 불쾌한 책이었습니다.
특히 "당신의 투표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므로 투표를 하지말아야 된다"는 이야기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것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음 대목을 보고 책을 덮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연간 4만 달러를 버는 세상과 인구의 4분의 3은 연간 10만 달러를, 나머지는 2만 5,000 달러를 버는 세상 중 어느 세상이 더 나은가?"
나도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나도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저로서는 저자가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armchair economist 인데, 의자에 앉아서 머리만 굴리지 말고 세상을 관찰을 좀 해보라고 저자에게 권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과는 별도로, 편집이 굉장히 읽기 불편했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폰트 크기가 큰데, 이게 책을 읽는 흐름을 굉장히 거스릅니다. 이렇게 강조된 부분이 적은 것도 아니고 굉장히 빈번한지라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피곤했습니다. 이게 원서도 이렇게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다지 좋지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볼드체로 하거나 하더라도 이렇게 빈번해서야 여전히 피곤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역시 이야기는 조용조용하게 해야지, 이렇게 고함을 질러대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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