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링의 유혹

2008. 9. 24. 23:30
몰링의 유혹 - 8점
파코 언더힐 지음, 송희령 옮김, 김민주 감수/미래의창

책을 읽기 시작할 때의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꽤 느끼는 점이 많은 좋은 책이었습니다.

여기에 좀 더 재미있기만 하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은데, 필자가 상당히 노력한 것으로 느껴지는 것에 비해서 문장의 재미는 약간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재미라고 말하니 또 언급하고 지나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추천사와 감수의 글이 참으로 각이 져있는 것이 이런 책을 좀 더 어렵게 느껴지게 만들고 있어서 아쉬웠습니다. 서점에서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알기 위해서 첫 머리의 추천사와 감수의 글을 먼저 읽어본 사람이 다시 내려놓게 만들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살짝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을 곧이 곧대로 몰에 대한 이야기로만 받아들일 것이라면 이 책은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가치 없는 책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쪽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나 쓸모 있는 책이 될테니까요. 하지만 자신에게 맞게 올바르게 번역할 수 있다면 상당히 느끼는 바가 많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디테일의 힘입니다. 제가 읽었던 다른 관련 서적에서는 이미 누군가가 수행한 사례들을 들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책은 저자가 고객의 행동의 관찰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서 디테일을 볼 수 있는 안력을 키우는데에는 이 책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자가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이것은 UI/UX를 다룬 책들에서 이야기하는 분석 방법 /* 사용자에게 묻지 말고, 사용자의 행동을 관찰하라 */ 과 동일한 것입니다. 사실 고객이 몰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를 관찰해서 몰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이야기하는 것이니 이건 근본적으로는 UX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겠군요.

이런 번역을 통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내용도 보이는데, 주로 몰을 통해서 미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두번 관광이나 견학 가는 정도로는 눈치챌 수 없는 내용들이 여럿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것은, /* 근거는 없는 추측이지만 */  저자의 전작 "쇼핑의 과학"을 먼저 읽어보고 이 책을 읽었으면 좀 더 재미있게 읽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것입니다. 순서가 뒤집히기는 했지만, 쇼핑의 과학도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소리지만, 이 책은 자신에게 익숙한 몰을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몰과 비교해 가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들고 몰에 가서 돌아다니면서 읽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역시 몰은 독서하기에는 너무나 시끄러운 환경이라서 무책임하게 권유할만한 방법은 아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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