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 - 10점
메튜 프레더릭 지음, 장택수 엮음/동녘

건축가를 위한 크고 작은 조언을 모은 책입니다. 각 항목은 한 페이지의 그림과 한 페이지의 텍스트로 되어 있습니다. 한 페이지의 텍스트로 되어 있다고 썼지만, 한 페이지 가득은 아니고 글보다 여백이 훨씬 많을 정도로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항목을 나열할 경우는 항목간의 위치 관계가 대등하지 않으면 상당히 거슬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느낌도 없이 템포 좋게 정리된 것 같습니다.

기술을 이용해 일을 하지만, 창조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 - 또는 자신이 창조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 - 그 분야에 관련없이 많은 영감을 줄 것 같은 책입니다. 그리고 영감 뿐 아니라, 직접적인 내용에서도 상당수의 항목은 건축가 이외에도 적용됩니다.

그런고로, 이 책은 구매해서 손 닿는 곳에 두고 필요할 때 마다 명상의 재료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체를 다 "읽는" 데에는 30분도 안 걸릴 책입니다만, 이 책은 한번만 읽고 말 책은 아닙니다. 가격도 요즘 나온 책 답지 않게 저렴합니다. 책의 볼륨이 작기는 하지만, 하드커버이면서도 정가가 10,000원 밖에 안됩니다.

이 책이 반응이 좋았던지, 같은 출판사에서 "내 사진에 힘을 주는 101가지"라는 책도 나왔더군요. 이쪽은 서점에서 서서 읽었습니다. 내용은 나쁘지 않은 편인데, 건축학교에서 배운 101가지의 포맷을 그대로 차용해서 너무 날로 먹었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이 포맷 꽤 괜찮은 것 같은데 "게임개발자가 알아야 할 101가지" 같은 기획을 출판사로 들고 가볼까 하는 뻘생각도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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