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ess Game Watch에 3D 게임팬을 위한 그래픽스 강좌(3Dゲームファンのためのグラフィックス講座)를 부정기 연재하는 니시카와 젠지(西川 善司)씨의 책입니다. 3D 게임팬을 위한 그래픽 강좌는 국내에도 개별 아티클이 번역되어서 올라온 것이 많아서 저자 이름은 기억 못하시더라도, 아티클을 보신 분은 게임개발자 중에서는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니시카와 젠지씨가 마이코미저널이라는 웹진에 연재하는 3D 그래픽스 매니악스(3Dグラフィックス・マニアックス) 라는 컬럼을 단행본으로 묶은 것입니다. 그냥 단순히 단행본으로 찍어내기만 한 것은 아니고, 추가된 부분들이 있어서 비싼 가격 - 일본 기술 서적은 다들 비싸서 그 기준으로 보면 이 책이 특별히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만. - 에도 불구하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책으로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는 웹진과는 달리 광고도 없어서 집중해서 읽기 좋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스크린샷들이 책에서는 작은 크기라는 것인데, 페이지 수를 늘려서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좀 크게 삽입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웹진에서는 큰 스크린샷을 볼 수 있으니, 읽으면서 아쉬운 부분은 웹진으로 보완을 하면서 보면 좋을 것입니다.

이 책의 내용은 제목 - 직역하면 "게임개발자가 되기 위한 3D그래픽스 기술"입니다만, 이 글 제목에서는 조금 다르게 번역해두었습니다 - 만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책의 특징은 프로그램 코드가 한줄도 안나온다는 점입니다. 제목을 다시 읽어보자면 "게임제작자"라고 되어 있습니다. "게임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바로 이 부분에 이 책의 장점이자 미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비주얼 프로그래머라는 왠만큼 파악하고 있을 내용이고, 이제부터 비주얼 프로그래머를 지망하는 사람이라면 좀 더 심도있는 책을 한스텝씩 확실히 밟아나가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비주얼 프로그래머가 아니지만 비주얼 프로그래밍의 기본을 전반적으로 파악해둘 필요가 있는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만든 모델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화면에 표현되는지를 이해하려는 모델러, 다른 프로그래머들의 작업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매니저, 원하는 비주얼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아트 디렉터나 디렉터, 이런 사람들이 이 책의 대상일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좀 더 위로 올라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게임개발자 누구나 볼만한 책이라는 거죠.

농담 섞어서 덧붙이자면 루리웹에서 전문가 행세 하고 싶은 게임팬에게도 강력히 권하고 싶습니다. 루리웹에서 헛소리하는 일부인들을 보고 있자면 이 책에 나오는 정도는 공부한 다음에 찌질대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쉽기만 한 책은 아니라서, 솔직히 저도 뒷부분의 SSS나 PRT는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놓고 볼 때 이만큼 알기 쉽게 쓴 책은 본 적이 없습니다. 타직군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주얼 프로그래머라면,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느냐를 이 책을 보면서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 보면서 번역서가 나오기를 이렇게 간절히 바라게 된 책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 연줄 있으신 분들은 이 책의 번역 출판을 강력히 권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 정도 책이면 이미 출판사에서 준비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아직 제 귀에는 확정된 정보는 안 들리네요. 혹시 확실한 정보가 있으신 분은 괜찮으시다면 살짝 제게 좀 알려주세요. :) 그리고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스크린샷이 작은데, 번역서에는 스크린샷을 좀 크게 넣어달라고 건의도 부탁드립니다.

아직 단행본 번역 소식은 안들리지만, 웹진에 연재된 분량은 알로샤님께서 번역을 하고 계시니 일본어를 읽지 못하시는 분들께서는 국내에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것으로 어느 정도 갈증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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