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냐 3D

영상/영화 2010. 8. 29. 01:30
CINUS에서 몇달전부터 피라냐 광고를 해댄 덕택에 피라냐를 보기로 일찌감치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간만에 제대로 B급 영화가 나왔다 싶었거든요. 그런데 먼저 본 사람들의 영화평이 좀 불안하더니, 직접 본 결과 이건 좀 아니다 싶었습니다.

본 사람들이 흔히 먼저 이야기하는 매우 고어하다는 점은 필연성이 많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상상했던 것 만큼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번에 본 영화가 '악마를 보았다'라는 점이 크게 영향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신체손괴는 많이 나오지만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크게 임팩트를 주지 못했습니다. 연출이 잔인하기 보다는 깜짝쇼로 끝나서 그런 점도 있었고요.

제일 거슬리는 점은 허접한 입체였습니다. 아바타 이후에 앨리스를 보고 많이 실망했는데, 앨리스는 피라냐 3D에 비하면 매우 양호한 편이더군요. 입체 촬영한게 아니라 후처리라서 배경이 거리별로 빌보드 처리된 것으로 보이는게 영화 시작부터 3D상영이 아닌 곳을 찾아서 보지않은 것을 후회하게 만들더군요. 동네 극장이 3D상영 밖에 없어서 포기하고 그냥 보았더니만...

그런 주제에 입체 영화랍시고 관객쪽을 향해서 뭘 자꾸 들이미는 것이 촌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입체니까 신기해서 재미없는 영화를 볼 시대는 지났는데요. 아바타는 일반상영과 3D상영으로 두번 보았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감탄한 포인트는 입체를 강조하기 위한 무리한 연출이 없어서 일반상영으로 보아도 충분히 훌륭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아바타 수준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관객에게 들이미는 촌스러운 짓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스토리는 애시당초 기대를 안했지만, 무난했습니다.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투덜거릴 부분들이 있기는 합니다만, 의외로 멀쩡한 편이었습니다. 세상에 널린 동물 재난물의 평균보다는 위인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것인지라 투덜거리고 싶은 부분을 뭉뚱그려서 말하자면, 이런 영화에서 패닉을 일으킨 캐릭터가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거슬리지 않지만 - 오히려 그런 인간의 모습을 보는게 재난물의 포인트입니다만 - 나름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캐릭터의 삽질은 매우 답답했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고어한 부분을 대폭 쳐내고 다듬어서 어떻게든 중고생 관람가를 받아내고, 가슴 흔들리는 것을 제대로 입체촬영한 후 강력하게 어필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상업적으로 성공한 영화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ㅂㅅ영화 취급 받기는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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