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루크군이 나가자고 꿀꿀되어서 나갔다가 와서는 늦은 아침을 먹고는 좀 잤습니다. 그러고는 일어나서 루크군을 데리고 63빌딩으로 갔습니다. 63빌딩은 대학교때 가본 이후로는 처음이군요.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당시에 갈 때는 대중 교통 수단이 불편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분당에서 63빌딩 앞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서 오늘은 편하게 갔습니다.

63빌딩도 연간회원권이 있길래 잠시 고민했는데, 수족관 이외의 전망대와 아이맥스 극장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걸 생각하면 본전을 뽑지 못하겠다 싶어서 관두고 그냥 수족관 입장권만 끊었습니다. 저 셋을 콤보로 이용하면 두번만 와도 본전인데, 수족관만으로는 다섯번을 와야 합니다. 빨리 루크군이 자라서 극장을 갈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수족관 입장 줄이 길다 싶었는데, 의외로 빨리 들어갔습니다. 입구에서 입장 인원을 통제하는 것 같던데, 잘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부에는 사람으로 가득하기는 했습니다만.

루크군의 반응은 코엑스 아쿠아리움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펭귄이나 바다사자와 같은 다이나믹한 볼거리가 있고, 대형 어류도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수조 가장자리의 턱이 넓어서 루크군이 서서 보기가 편했습니다. 원래는 거기 올라서면 안되는 곳이기는 합니다만. --; 왜 이렇게 수족관들은 어른 눈높이로 만들어질까요.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곳일텐데요.

코엑스 아쿠아리움과는 달리 내부 구조가 심플해서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가 좋았습니다. 내부는 두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위치가 썩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 외에는 계단이 전혀 없습니다. 여기에 비하면 코엑스 아쿠아리움은 유모차를 끌고 갈 수 없는 곳 수준입니다. 하지만 루크군의 반응을 볼 때는 다음에는 유모차를 안가지고 가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수조에 매달리느라고 유모차에 앉아있을 틈이 없었으니까요.

내부 구조는 심플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동선 설계가 잘 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물개쇼를 할 때는 인파로 길이 막혀 계단을 이용할 수 없었고, 한 줄로 따라가면 전체 수조를 다 볼 수 있는 배치도 아니었습니다.

부대시설은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압승입니다. 우선 식당이 부실합니다. 푸드 코트의 식당 수가 너무 적고, 그 외의 식당들도 그다지 쓸만해 보이는게 없더군요. 부페 식당 정도가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저녁에만 하는게 문제입니다. 그 외에도 상점이 별로 없어서 윈도우 쇼핑을 하면서 시간 때우기가 불가능합니다. 아쿠아리움, 전망대, 아이맥스 극장의 3종 세트 중에 2개 이상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면 거기까지 가는 것에 비해서 즐길 거리가 너무 없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루크군은 돌아오는 버스에서 난동을 부려서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수족관을 보면서 과도하게 흥분했던 듯. 원래 버스에서는 잘 자는 편인데, 오늘 좌석에 서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제 다음에는 어디를 데려가줄지를 물색을 해보아야겠습니다. 전에 서점에서 책을 좀 뒤져보았는데, 아이들과의 여행을 다룬 책들은 너무 체험 학습에 치우쳐져서 루크군의 수준에는 맞지 않더군요. 그러고 보니 수족관만 갔지 아직 동물원은 가지 않았군요. 우기(-_-;)가 끝나면 동물원에 한번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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