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게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지라 Xbox 360을 회사에 가져다 두었습니다. 간만에 켜보니 Stranglehold의 데모가 올라와있더군요. 정말 오래간만에 제대로 게임을 플레이해서 그런지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거의 없는 슈퍼로봇대전OG를 제외하면 도대체 마지막으로 게임한게 언제였는지, 뭐였는지도 기억이 안날 지경이니까 웬만한 게임은 다 재미있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만.

과연 오우삼 감독 식의 액션을 게임에서 잘 살릴 수 있을까 걱정스러웠는데, 기대에는 못 미치기는 하지만 게임의 재미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럭저럭 잘 버무려넣은 것 같습니다. 이런 액션을 좀 더 강요하는 레벨 디자인이라도 저는 괜찮았을 것 같은데, 레벨 디자인으로 강요하기 보다는 게임 시스템 디자인으로 권장하는 정공법으로 잘 돌파한 것 같습니다. 이 쪽이 액션의 스트레스가 적어서 일반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것은 명확합니다만, 저로서는 좀 더 빡빡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이 게임 사는 사람들이 이런 액션을 기대 안하고 살 것 같지도 않고요.

게임은 나름 유쾌하고 재미있었지만, 무언가 한 등급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게 홍콩영화같은 쌈마이한 느낌이었다면 열광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지는 못하다는게 안타깝습니다. 전체적으로 화면이 디테일이 부족하고 평평하다 - 거칠다고 표현할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이 표현은 좋게 받아들여질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는 느낌이었습니다. 들여다보면 폴리곤 수가 적다거나 텍스쳐 해상도가 낮다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왜 그런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전반적으로 화면톤이 단색조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단색조의 느낌으로 가려면 세피아에 가까운 것보다는 흑백 쪽이 더 어울렸을 것 같습니다.

만드는 입장에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한 화면짜리 패드설명입니다. 그렇게까지 복잡한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조작법만 먼저 보았을 때는 매우 복잡해보이더군요. 게임 진행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가면서 시스템을 설명해주니 어렵지 않았습니다만. 시스템 파악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시스템 이해하지 못하면 버튼 배치라는건 전혀 의미가 없는 설명이더군요. 이걸 고정된 화면으로 만들지 말고, 처음에는 이동과 시점 전환, 공격 정도의 최소한의 키만 보여주고 게임 진행함에 따라서 보여주는 걸 늘리는 것도 게임 시작하는 사람의 부담감을 줄이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아예 안보여주는 것보다 어둡게 처리한다거나 해서 지금은 쓸 수 없지만 앞으로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표시해서 지금 당장 익혀야 한다는 부담은 줄이고, 앞으로 이런 걸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이는 것이 더 좋겠군요.

전체적인 점수를 매긴다면 "한글화가 되면 사고, 안되면 안산다."입니다. 점수에는 반영을 안했지만 주윤발 - 주인공 모델도 주윤발이고 성우도 주윤발입니다 - 의 영어 발음이 너무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미국 비디오는 청각장애자를 위해서 캡션을 넣는게 법으로 정해져있다고 들었는데, 게임에는 그런 조항이 없는 걸까요. 법에 없다면 MS에서라도 강제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REF] Official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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