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iPod touch가 발표되었습니다만, 저의 기대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쓰는 1세대 iPod이 사망하지 않는 한에는 다음 버전을 또 기다려보게 될 것 같습니다.

가장 크게 실망한 부분은 블루투스가 빠졌다는 것입니다. 기존 iPod 에서도 없던 것이지만, iPod touch는 iPhone에서 전화기능을 뺐다는 느낌인지라 빠졌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휴대용 기기에서 제일 거추장스러운게 이어폰 선인데, iPod touch는 계속 달고 다녀야 하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오디오를 구입한지라 이 것과 무선으로 연동할 수 없다는 점도 불만입니다.

이하는 구매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불만점입니다만, 그래도 불만은 불만입니다.

가상 휠 인터페이스를 지원하지 않습니다. UI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서 Guided Tour를 보았는데, UI는 굉장히 잘 만들었더군요. 이런 하드웨어에서는 정말 UI가 이래야한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UI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감성적으로는 휠이 없는 iPod은 iPod이 아닌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휠로 조작하자면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있겠지만, 역시 선택의 여지를 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지 용량이 작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5GB와 비교하면 16GB는 광활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16GB는 모자라는 사이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로서는 좀 더 두꺼워지고 무거워져도 좋으니 HDD 버전도 나오면 좋겠습니다만, 애플의 행보를 볼 때 그럴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해상도가 480x320이고, 카메라가 없습니다. 이 두가지는 불만이라기보다는 아쉽다는 정도이기는 합니다만. 사파리 내장으로 웹브라우징이 가능해졌는데, 확대축소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역시 480x320은 작은 크기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는 꼭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iPhone에 있던 것이 빠져서 아쉽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iPod touch에서 정말 인상적인 부분은 UI를 제외하면 iTunes Wi-Fi Music Store나 Starbucks Music 인데, 둘 다 한국에서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리라고는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안타깝습니다. 사실 Wi-Fi Music Store 의 경우 수많은 사람들이 몇년전부터 생각하던 것이었는데, 이제서야 실현되었다는 것이 기술과 사회의 거리를 느끼게 해줍니다. Starbucks Music 의 경우는 저로서는 한방 맞은듯한 충격이었는데, 생각해보면 이쪽 업계 사람들은 다들 생각하고 있기는 했을 것 같습니다. 근본적인 발상은 무료로 AP를 개방하고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광고를 보여주겠다는 Google의 실험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니까요.

이런 연유로 다음 버전을 기다려보게다는 것이 현재의 결정입니다만, 한가지만 되면 이 결정을 뒤엎고 당장 구매할 것 같습니다. 바로 SDK가 공개되어서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을 작성해서 iPod touch에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의미에서 꽤 팬시한 플랫폼인지라 여기서 돌아가는 애플리케이션을 작성해서 배포하는 것은 제법 자기 만족도가 높은 일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iPhone에 대해서 iPhone용 웹사이트 만드는 정도 밖에 정보가 없는 걸 보면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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