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나멜을 바른 혼의 비중 - 6점
사토 유야 지음, 주진언 옮김/학산문화사(만화)

이 책을 읽기 위해서 처음으로 도서관에 대출 예약까지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실망입니다. '나의 두근거림을 돌려줘!' 뭐 그런 느낌.

전작과 비교하자면 전작보다 미친 캐릭터는 적게 나오지만, 비정상 캐릭터는 더 많이 나옵니다. 필자의 유머 감각은 미묘하게 발전했지만, 글쓰기가 라이트 노블의 전형적인 글쓰기에 더 가까워지고 필자의 개성은 오히려 좀 줄어든게 아닌가 싶은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오타쿠 네타는 대폭 증가하여 이젠 작품 가치를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는가 싶은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사실 3/4 정도까지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좋았을 때는 이거 원서로 사모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마지막에 등장인물들이 사이좋게 모여서 사건의 전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마구 무너져내려버립니다. 이게 무슨 김전일도 아니고 사람들 모아놓고 사건의 전모를 지겹게 늘어놓고 앉아있는 것도 짜증났지만,  그 내용이 더욱 짜증났습니다 .

약간의 스포일러성 발언을 하자면, 미친 놈이 미친 짓하는 이야기는 재미있을 수 있지만, 그게 미친 짓이 아닌 결과를 낳는 이야기는 짜증나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전작에서 깔아둔게 있어서 '아아 그러고 보니 그런 수준의 이야기였지'라고 참고 볼 수 있었지만, 플리커 스타일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분노 폭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카가미가(家) 시리즈가 더 번역되어 나오면 계속 보기는 하겠지만, 이번처럼 기대하는 일은 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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