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날 강남 CGV에서 회사분들이랑 보았습니다.

사실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제 청춘의(...) 애니메이션인데 안볼 수 없어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결과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 편들도 만족스러울지는 불안합니다만.

아무래도 TV판 내용을 극장판 4개에 다 구겨넣으려다 보니 템포는 좋은 편입니다. 덕분에 거의 모든 개그가 짤렸습니다. 남은 건 펜펜의 처음 등장 씬 정도.

이야기를 압축하다 보니 신지가 찌질거리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결과적으로 TV판보다 많이 덜 찌질한 캐릭터로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런 성격 변화가 의도한 것인지는 확신이 안서는데, 트렌드에 맞추어 생각해보면 요즘 팔리려면 TV판 수준으로 찌질해서는 곤란할 것 같습니다. 요즘 관객이 소년의 정신적 방황 따위 심각하게 보고 싶어하지 않을 듯. 기존 팬들에게는 이런 캐릭터의 변화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안들지만 참아줄 수 있는 정도.

성격만 바뀐게 아니라 외형도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특히 신지의 키가 커졌고, 미묘하게 체격도 좋아진 것 같습니다. 미사토의 경우도 인상이 제법 바뀌었는데, 이건 외형보다는 성격에 기인한 것 같고.
 
CG로 전편을 도배하니 메카닉의 디테일이 매우 좋아졌고, 사도의 디테일한 움직임 묘사가 매우 풍부해졌습니다. 특히 CG 덕택에 "원래 그랬어야할" 모습이 살아난 것이 무기 빌딩인데, 이 무기 빌딩의 묘사만 봐도 밀리터리 SF 팬들은 만족할 것 같습니다. 그외에도 UN군이 제대로 총력적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야시마 작전을 준비하는 모습도 매우 리얼해졌는데, 에반겔리온에 나오는 미래 기술 중에 가장 놀라운 것은 역시 하루밤 만에 그만큼의 송배전 공사를 해낸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출도 매우 다듬어졌는데, 캐릭터 주변은 역시나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전투 장면은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을만큼 훌륭히 다듬어졌습니다. 건담 TV판과 건담 오리진에서의 변화 정도로 다듬어졌습니다. 전투 장면 관련해서는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많지만, 스포일러가 되지 않기 위해서 참고 넘어가겠습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을 범위에서 이야기하자면 야시마 작전에서 사도의 포격이 압권입니다. 정말로 전율했습니다. 안노 감독이 사람은 찌질해도(...) 이런 특수 효과 연출에서는 정말 최고인 것 같습니다.

다만 화면이 업그레이드 된 것에 반해서 사운드가 다운그레이드가 된 부분이 좀. 성우들 연기가 좀 정성이 부족합니다. 특히 미사토. 대사 두개 정도가 전혀 연기가 아니라 생 목소리였다는.

문제는 이 다음 편부터의 전개가 걱정된다는 것인데, 전반적으로 리얼한 방향으로 튜닝이 되다가 보니 아무래도 아스카의 함상 전투와 싱크로나이즈드 어택이 잘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이걸 대체할 것으로 무얼 채워넣을지가 걱정스럽습니다만, 그 이전에 이후의 스토리 라인은 튜닝 선을 넘어서 대폭 변경될 듯 해서 이걸 걱정하는게 무의미할 것 같습니다. 예고편 보고 있으면 앞으로의 전개는 신세계 전대 에반겔리온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팍팍. 신지와 미사토의 러브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금.(라제폰이냐!)

어쨌거나 다음 편도 극장에서 볼 겁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일본 개봉시에 날아가고 싶지만 그럴 형편은 안됩니다. 그런고로 다음 편은 좀 일본과 개봉 간격이 짧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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