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한번 더 볼까...하고 있던 차에 회사 분이 꼬셔서 또 보았습니다. 참고로 그 분은 세번째였다는. 처음 볼 때와는 달리 극장이 거의 텅텅 비어있더군요. 얼마나 더 극장에서 버틸지 의문입니다. 이게 흥행을 할수록 다음 편이 국내 상영이 빨라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여러번 보기 운동이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게 국내에서 대박치면 다음 편은 일본과 동시개봉하는 것도 전혀 못 꾸어볼 꿈은 아닐 것 같지 않나요?

두번째 보니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디테일을 관찰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지난 번에는 충분히 의식하지 못하고 본 부분들이 더 보였습니다. 보고 나오는 길에 TV판과 달라진게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던데, 오늘 한번 더 보면서 TV판에서 튜닝이 안된 부분이 없다고 느꼈던 저로서는 쯧코미를 해주고 싶은 충동을 마구 느꼈지만 그랬다간 정말로 '오타쿠의 추태'인지라 참았습니다. 사실 저는 한때 전편 대사를 다 암기했던 심각한 케이스라서. 덕택에 보면서 계속 '이 부분 대사가 바뀌었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 번에 글 쓸 때 빠뜨린 부분을 오늘 보고 기억해내었는데, 바로 번역에 관한 것입니다. 일반적인 척도에서는 나쁜 번역이라고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에반게리온 빠돌이로서는 좀 불평을 해야겠습니다. 우선 너무 의역이 심합니다. 이게 일반적인 척도에서는 용납이 될 정도일지도 모르겠지만, 기존 팬들을 좀 더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위한 넬프입니다."를 "이기기 위해 넬프를 만든 겁니다."라고 바꾸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겐도 대사 중에 가장 멋들어진 대사인데요. 그외에도 전투 중의 대사에서 원문에는 어미가 없는 것들을 꼬박꼬박 문장을 완성한 것도 분위기를 해쳐서 실수라고 생각됩니다. 전반적으로 의역이 심하다고 느껴진 부분은 번역을 하면서 좀 과잉친절을 발휘한게 아닌가 싶은 느낌이 있는데, 문장을 열심히 완성한 것 보면 그런 심증이 더 굳어집니다. 그 외에도 원문의 미묘한 대사 선정을 무시한 번역도 좀 있었는데, 사람을 기계 부품 처럼 취급하는 뉘앙스로 말하는 리츠코의 "메인터넌스"를 "관리"로 번역해버렸다거나.


두번 보고 나니 제 기억력에 의존해서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대충 다 비교해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시간이 나면 TV판을 복습해봐야겠습니다. TV판 복습하고나면 한번 더 보고 싶어질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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