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아저씨네 집에서 P아저씨와 T님, 나와 와이프 이렇게 넷이서 보드게임하면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다. 24일 밤 8시에 집합해서 25일 아침 8시에 파장. 무리했더니 지금까지도 몸이 맛이 간 상태이다.

처음에 한 게임은 St. Petersburg


일꾼과 건물을 사서 자금을 벌어들이고, 귀족을 사들여서 점수를 벌어들여서 점수가 많은 사람이 이기는 게임. 초반에는 자금을 모아들일 기반을 닦는 것이 중요하고, 후반에 그 기반 위에 귀족들을 모으야 할 듯 하다. 무언가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귀족의 권력 앞에서는 어쩔수 없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

초반에 격차를 벌여보려는 나의 과감한 투자는 후반의 자금 운용의 제약으로 이어져서 결국은 그다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였다. 와이프가 분발하였으나 경험자 P아저씨의 노련한 플레이에는 당하지 못하였다.

그 다음의 게임은 Risk 2210 A.D


Risk에는 이미 질린지라 다소 주저되었으나, Risk의 단점을 잘 보완했다는 평에 플레이해보았는데, 만족스러운 수준. 우선 처음에 방사능 오염지역을 랜덤하게 설정하기 때문에 플레이할 때마다 맵이 바뀌어서 플레이하다보면 어느 정도 패턴이 나오는 Risk의 단점을 잘 보완했다. 그리고 커맨더의 도입으로 짧은 시간에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진 듯. 5턴의 제한이 있는지라 게임이 늘어지지 않으면서도 Risk 때보다 적은 병력으로도 커맨더를 활용하여 좀 더 공격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또한 카드의 도입으로 주사위 이외에도 의외성이 추가되었고, 카드를 쥐고 있는 입장에서는 전략성이 조금 더 다양해졌다. 하지만 역시 주사위 운이 좋은 사람에게는 못 당하는 것이 Risk의 전통인지라. OTL.

초반 배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와이프와 T아저씨가 아웅다웅하는 사이에, 나의 필사적인 견제에도 불구하고 세계로 뻗어나간 P아저씨가 승리. 마지막 턴에 사활을 건 전쟁을 벌였으나 주사위신의 버림으로 허무하게 나의 군대는 녹아버렸다. 마지막 턴의 진공만 제대로 풀렸으면 적어도 P아저씨를 1등에서 끌어내리는 것은 성공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새로 추가된 지역인 달과, 스테이터스 리포트.


Diplomat 커맨더. 사진에는 안보이지만, 뒷짐지고 있는 손에는 총이 들려있다.


Land 커맨더.


Marine 커맨더.

그외 Space와 Nuclear 커맨더는 생략.

그 다음은 Starwars Epic Duels


나름대로 재미있기는 하지만, 좋은 게임이라고는 죽어도 말 못하겠다. 역시 캐릭터 게임은 캐릭터만으로도 먹고 들어간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할까. 이게 스타워즈라는 껍데기가 있으니 납득이 가지, 그렇지 않다면 캐릭터간의 밸런스가 너무 맞지 않는다고 본다.

한 사람이 주캐릭터와 부캐릭터를 가지고 있고, 카드덱에 주캐릭터와 부캐릭터용 카드가 섞여있다는 점은 상당히 괜찮은 디자인인 것 같다. 다만 핸드 제한이 없어서 초반에 잘 버티면서 핸드를 잔뜩 확보할 수 있다면 너무 강할 듯.

사실 이 게임에서 가장 좌절스러운 점은 피규어의 퀄리티.




피규어들을 대폭 키워서 액션 피규어로 만든 다음에, 게임 하면서 피규어 포즈를 바꿔가면서 놀게 만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즐거운 게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Wyatt Earp.


피곤하다고 룰 설명만 하고 먼저 자겠다던 P아저씨가 한판하면서 잠이 깨더니(룰 설명 시작한 것이 5시경) 사람들이 불이 붙어서 결국은 8시까지 해버렸다. 아이고 힘들어.

기본적으로 훌라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손을 터는게 이기는 것이 아니라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이기고, 손을 터는 것은 게임을 컨트롤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존재한다. 심각한 눈치보기 + 약간의 카드플레이의 제약위에서의 전략 고민하기로 이루어지는 게임인데, 저 눈치보기가 많이 즐겁다.

8시경에 파장하고는 집으로 와서 뻗어잤다. 그러고는 토,일요일을 잠으로 보냈다. 재미있기는 했지만, 역시 이제는 밤샘해서 게임하기에는 체력이 없는 듯. 내년에는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자리 만들어주신 P아저씨께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를. 그리고 빵꾸내고 도망간 사람들에게는 원망을. :p

'게임 즐기기 > 보드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보드게임이란?  (3) 2005.01.03
Management Material  (2) 2004.05.30
보유 게임 목록  (0) 2004.03.3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