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모드이기는 하지만.


전부 20 스테이지이고, 클리어 타임은 약 10시간. 시크릿 미션들은 거의 건너 뛰었음. 시크릿 미션들이 너무 어려워서 일치감치 포기. 본 게임 플레이 중보다 시크릿 미션 중에 죽은 횟수가 많은 듯.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상승한 느낌.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지로 시작했는데, 노말로 플레이했으면 중간에 집어던졌을지도. DMC2 에서는 하드 모드도 플레이했었는데, 이번에는 노말 플레이할 마음도 별로 안든다.

스토리는 구리다. 그러기에 옛날 이야기는 함부로 하는 법이 아니다. 나는 플레이타임 10시간이 짧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스토리 때문인지 DMC3는 볼륨이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연출도 후지다. 좀 싸구려틱한 스타일리쉬가 DMC 시리즈의 맛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이번에는 좀 심한 듯. 전작들과 비교하면 MGS와 MGS TT 정도의 관계. Equilibrium이라도 보면서 반성을 좀 해주면 좋겠다.

MGS3고 DMC3고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어먹은 것 같은데, 멋진 화면이 보고 싶으면 영화를 보면 된다. 게임이라면 플레이어가 멋진 화면을 만들어내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좀 더 멋진 화면을 보여주는 것보다, 좀 덜 멋지더라도 플레이어가 직접하게 하는게 게임이다. 중간 데모가 전혀 없어도 스토리 텔링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HL2를 보고 진지하게 좀 고민을 해주면 좋겠다.

시스템의 변경점은 그냥 그대로 만들면 욕먹으니까 꽤 고민을 했을 것이라는 느낌이. 무기를 즉석에서 교환해서 다양한 콤보를 가능하게 한 점은 조작에 익숙해지면 확실히 멋진 플레이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를 위해서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2개로 제한한 것은 오히려 다양한 무기를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서 '스타일'이라는 시스템까지 넣어가면서 무언가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보게 하려던 시도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본다. 스테이지에 따라 전략적으로 무기를 선택해야만 하도록 하는 식의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는 메뉴에서 그 메뉴에 대한 설명이 바로 안나오고 버튼을 눌러야만 되는게 상당히 불편. 전작들은 안 그랬는데, 왜 이렇게 바꾸었는지. 아마도 화면 구성 때문인 것 같은데.보기 좋아도 쓰기 좋지 않으면 좋은 UI가 아니다.

발매전에 체험판으로 해보았을 때는 그래픽이 꽤 좋아졌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플레이하면서는 전반적으로는 그다지 좋아지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분명히 화면 보고 있으면 기술적인 향상들이 보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 좋아졌다는 느낌이 안든다.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다. MGS3에 밀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Kaneko Kazuma의 디자인은 마음에 든다. 게임 하면서 마인 변신해 있는 시간이 짧다는게 아쉽다. 적들의 종류가 전작들보다 적은 것 같은데, 디자인은 전작들보다는 마음에 든다. 모델링도 잘된 편인 듯 하고.

가장 큰 불만점은 한글 번역. 그냥 욕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로 "내가 해도 저것보다는 잘하겠다." 수준이다. 다 직역이라서, 한국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표현들이 튀어 나온다. 번역한 사람은 한국어를 제대로 못하는게 틀림없다. 대사량이 그렇게 많은 게임도 아닌데 왜 그 모양인지.

전반적으로 불평만 늘어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할만하다. 아마도 액션에 나보다 소질이 있다면 더더욱 할만한 게임일 것이라 추측한다. 하지만 역시 캡콤은 다음 번에는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액션은 즐길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스토리는 즐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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