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습니다.

아침에만 해도 밥 내어놓으라고 난리였는데.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보니 루시가 안보이더군요. 그래서 들여다보니 방으로 쓰라고 넣어준 이동용 케이지 안에 누워 있었습니다. 만져보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설마설마 했는데. 그 안에 들어가서 누운 걸 보니 자기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갈 때가 된 걸 알았나 봅니다.

오늘은 마트에 들려서 당근을 사왔는데. 미루는 아는지 모르는지 혼자서 당근 하나를 먹어치웠습니다.

미루가 아픈지라 사실 미루 쪽은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루시가 먼저 갈지는 몰랐습니다. 둘다 장수만세에 나가도 될만큼 오래 살기는 했습니다만, 그래서 더 힘든 것 같습니다. 루크군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같이 했으니까요.

레아양 태어나고 한동안 처가집에 맡겨두었는데, 무지개 다리를 건너기 전에 데려와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제가 요즘 그다지 잘 돌봐주지 않았던지라 계속 처가집에 있었으면 아직 살아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지미 때도 그랬지만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들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지개 저편에... 천국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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