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암울하고, 잔혹한 묘사도 많아서 호러물 보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알고 보면 무시무시한 판의 미로"라고나 할까요. 나중에 IMDB에서 보니 장르에 호러라고 적혀있더군요. 15세 관람가인데, 어떻게 이런 영화가 15세 관람가를 받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미성년자 관람불가라고 생각합니다만. 애들한테 트라우마 만들어 줄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거.
잔혹한 묘사보다 더 무거웠던 것은, 영화 전반의 암울한 메시지가 아이들의 희망을 빼았고 절망을 심어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좌파적 시각이 보는 미래는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고, 도피할 낙원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판타지 세계를 부서뜨려가면서 절망을 전파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뭐, 좌파적 시각에서 보기에는 참된 희망을 전파하는 것이겠지만요.
그런지라 전반적으로 상당히 불편한 영화였습니다. 블랙호크다운에서 죽어가는 청년이 자신의 죽음에 애써 의미를 부여받고 싶어하는 장면을 볼 때랑 맞먹는 불편함이 영화 전편에 이어집니다. 임산부와 노약자는 절대 보면 안되고, 누가 이 영화 보겠다면 도시락 싸들고 쫗아다니면서 말릴만큼 비추입니다.
그렇다고 영화를 잘 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째 얼마 전에 본 디파티드와 비슷한 감상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디파티드는 재미는 없어도 잘만들었고 볼만한 영화였지만, 이 영화는 잘만들었고 지루하지도 않지만 볼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나우시카를 연상시키면서 미야자키식의 약속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그것도 아닌 미묘한 결말로 끝이 납니다. 관객에게 이야기의 결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선택을 떠넘겼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관객은 우울한 결론을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전개해놓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면 오히려 분노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어쨋거나 디스토피아에 열광하는 것은 철없는 사춘기 때에나 할 짓이지,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전파할 애 아빠가 할 짓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는 강력하게 비추.
그런데 이거 오필리아를 비추는 카메라가 심상치않은게 아무래도 감독이 pedophilia 아닐까 싶을 정도. 여자동료분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시는 걸로 봐서는 제가 변태라서 그렇게 느껴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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