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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발음이 오렌지인지 어린쥐인지 따지는게 싫어서 영문으로 그냥 표기하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만, 의외로 사람들이 이 영화 제목을 보고 무슨 뜻인지 잘 짐작을 못하는 것 같더군요. 유마가 지명인지 몰라서 그럴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이 글 제목은 다른 영화 감상문과는 달리 한글로 적어보았습니다. 아예 한국어로 번역하면 발음 따질 필요 없다는. :)

간만의 서부극인데다가, 미국에서의 흥행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서, 한국에서의 썰렁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보러갔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반응이 썰렁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보러갈 때는 반응이 썰렁한 것은 단지 서부극이라는게 한물 간 장르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고 진짜로 영화가 느슨해서 재미없었습니다.

그나마 클라이막스에서 '그래 이거라면 모든 걸 용서해줄 수 있어'라는 생각이 잠시 드는 대목이 있었는데, 거기서 그대로 끝내버리지를 못하고 주르륵 미끄러져버려서 실망시켜 버리더군요.

보면서 뭔가 흔한 소재의 배합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결국 비벼서 나온 것은 맛 없는 식사였습니다. 비빔밥은 재료가 좀 구려도 고추장이 맛있으면 먹을 만 한데, 이 영화는 그렇게 나쁜 재료들은 아니었는데, 고추장이 빠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료들이 서로 자기 주장을 하다가 상대의 맛을 죽여버렸다는. 이 소재 하나하나를 보면 미국에서 그럭저럭 흥행할만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한국에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보고 나서의 느낌은 홍콩 느와르에 서부극 스킨을 씌웠다는 것이었는데, 뉴 멕시코의 눈부신 태양은 느와르를 일사병에 걸려 죽게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놀란 것은 이 글 쓰려고 찾아보다가 알았는데, 이게 1957년도 영화의 리메이크군요. '남자의 로망'이라는 점에서 서부극과 홍콩 느와르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이 둘이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데, 그게 그렇지가 않았나 봅니다. 기회가 닿으면 1957년판을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1957년판이라고 해서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되지는 않지만, 과연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궁금하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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