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verfield

영상/영화 2008. 1. 29.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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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반응이 괜찮아서 나름 기대를 했는데, 꽤나 실망하고 돌아왔습니다.

많이 실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볼만하기는 했습니다만. 사실은 볼만했다가 아니고 들을만 했다가 정확합니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거나, 아니면 보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게 TV에 방송되는 그 날에는 악평이 방방곡곡에서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가치는 온 몸을 진동시키는 음향에 대부분 있기 때문에,  TV에서 보면 정말로 맥이 빠질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가정에 좋은 AV장비를 가지고 있더라도, 극장과 같은 대음량의 박력을 만끽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마치 페이크 홈비디오와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형식을 통해서 얻으려고 했던 현실감을 제공하는데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도입부에서 마치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캠코더의 기록인 것처럼 표현하지만, 정부 보고서의 기록으로서 편집된 필름으로 봐주기에는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내용이 너무 많이 편집되지 않고 포함되어 있고, 편집되지 않은 원본으로 봐주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촬영의 중단과 재개가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마치 홈비디오인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넣은 듯한 도입부에서는 핸드헬드 카메라라는 것을 강조하듯이 흔들어댑니다. 일반적으로 캠코더로 촬영을 할 때는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촬영자가 노력을 하게 마련인데, 그런 느낌은 전혀 없고 오히려 핸드헬드임을 어필하기 위해서 흔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아마추어임을 강조하는 듯이 흔들어대면서도 줌의 조작은 굉장히 빠르고 정교한 점도 위화감이 강했습니다. 제작진은 America's Funniest Home Video 라도 좀 보면서 연구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사건 발생 이후에는 카메라의 흔들림이 좀 상황에 어울리게 되었지만, 카메라가 찍는 화면이 꽤 무리가 많아서 현실감을 계속해서 상실했습니다. 우선은 촬영자가 그런 극한 상황에서도 촬영에 집착하는 것이 설득력을 가졌어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집착이 설득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사건에 대해서 카메라의 반응도 너무 빠르고 촬영자의 상태를 상상해보면 꽤 무리가 많습니다.

영화의 결말은 사건현장에서 발견된 홈비디오에 제법 어울리는 결말입니다만, 영화가 끝나고 허무해하는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역시나 페이크 홈비디오로서 현실감을 전달하는 것에는 실패한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제작진은 페이크 홈비디오로서의 현실감을 극한까지 추구하지 못하고, 여러가지로 미련을 못 버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현실감을 더 높여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먹을 수 없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반응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면 제작진의 판단이 옳았을 것 같습니다만, 저로서는 아쉬울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내용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영화 보는 내내 화면이 흔들리는 것이 아닌 옆자리의 사람이 풍기는 이상한 냄새에 토할 것 같았습니다. 무언가 괴악한 음식을 먹고 들어온 것 같은데, 무슨 음식인지는 상상도 안갑니다. 사람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저녁 먹지 않고 영화 보기를 잘한 듯. 영화 자체는 저녁 먹고 봤어도 큰 문제 없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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