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울프

영상/영화 2007. 11. 1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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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보았습니다만, 머리 아파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랑 같이 본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멀쩡하더군요. 왜 저 혼자만. T.T 메가박스에서 보았고, 편광안경을 쓰고 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조금만 기울여도 화면이 엉망으로 보이는지라 보는 동안 꽤 피곤했습니다.

저 3D 두통만 없었더라면 무난했을 것 같은 작품이었습니다. 초반에 베오울프가 벌거벗고 싸우는 장면이 너무 코믹했다는게 - 에반겔리온에서 신지가 펜펜을 처음 보고 놀라서 목욕탕에서 뛰쳐나오는 장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 좀 아쉽기는 했습니다만. 저 부분 자체만 놓고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영화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완전히 진지하거나, 완전히 코믹하거나 한가지 톤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갔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이거 보기 며칠 전까지는 그냥 실사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풀 CG여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TV에서 광고보면서도 그냥 실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영화 전체를 보면 CG티가 나더군요. 잘 만들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실사라고 믿을 정도의 레벨은 아니었습니다. 이걸 실사라고 착각한 것은 친숙한 얼굴의 배우들이 한몫한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CG가 Uncanny Valey를 넘어오기 시작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3D로 보는 화면은 확실히 입체감이 있기는 했지만, 이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마을 원경은 미니어쳐라는 느낌이었고, 배경과 인물의 거리감에 비해 오브젝트의 입체감은 떨어져서, 3차원 상에 배치된 빌보드라는 느낌을 들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카메라가 후진하면서 오브젝트가 제 머리를 통과해서 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너무너무너무너무 기분이 나쁩니다. 3D 상영을 할 영화라면 그걸 고려해서 배치하던가, 아예 그 방향 카메라 워크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3D가 아닌 일반 화면에서 보는 쪽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렇다고 다시 볼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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