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GPU 파워는 바벨탑이라도 쌓는 기세로 발전하고 있지만, 그와 함께 휴대폰이라는 제약 덩어리의 플랫폼이 등장해서, 마치 10년 전쯤의 PC가 부활한 듯한 환경에서도 계속 게임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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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1987, MS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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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기어, 2004, 휴대폰

한국에서 이러한 환경에서 개발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 제가 보고 들은 범위 내에서는 */ 10년전의 비슷한 환경을 겪은 분들보다는 처음부터 이런 환경에 뛰어드신 분들인 것 듯 합니다.

그러다보니 참 슬픈게, 이분들이 예전에 사람들이 했던 고민을 똑같이 반복하고 계시는 경우가 적지 않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 분들이 과거로부터 배울 줄 모른다"같은 이 글에 리플이 잔뜩 달릴 것 같은 주장을 하려는 것은 아니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 당시의 기록이 너무나도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건 게임 개발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고, 아마도 대부분의 분야 /* 적어도 제가 관심 있는 분야는 모두 그러하니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에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 같은데, 웹의 대중화 이전/이후가 큰 경계점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웹의 대중화 이전의 기록은 대부분 책의 형태로만 남아있을 것 같은데, 기술 분야에 한정해서 이야기하자면 이런 기록을 보관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아마도 이런 기록은 단지 자신의 과거에 불과하지 자신의 현재에 통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이런 기록을 꺼내어 전파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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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제한된 플랫폼에서 개발하시는 분들은 이미 이런 고민을 PC가 이런 플랫폼과 비슷한 파워였을 시절에 선배들이 했을 것이니 선배들로부터 적극적으로 뽑아내려는 노력을 하시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간 길이 내가 처음 간 길"인 경우는 인생에서 그렇게 흔하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덤으로 이야기하자면.
캡콥에서 핸드폰 게임 개발하시는 분들의 상당수는 오래전부터 개발하시던 분들이라고 합니다. 최신 기술을 다루는 것에 있어서는 후배들에게 뒤질지 몰라도, 자신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플랫폼에서 활약하고 계시는 거지요. 그리고 이 분들은 워낙에 베테랑인지라, 일정 지키는 것은 정말 칼 같다고 하더군요. 출시 한달 전에 게임이 완성되어서서 대기하고 있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분들은 그렇게 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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