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고 예술적인 컴퓨터 이야기

회사 책장에서 발견하고 읽었는데, 흥미롭지도 않고, 예술적이지도 않았습니다.

표지에는 "아마존 재팬 IT 분야 베스트셀러 1위"라고 적혀있는데, "당신은 컴퓨터를 이해하고 있습니까?(あなたはコンピュータを理解していますか?)"라는 도발적인 원제에 뜨끔한 노땅들이 낚여서 구입한 다음, 좀 보다가 포기하고 책장 장식용으로 전락하지 않았을까 싶은 책입니다.

그래서 아마존 재팬에서 찾아보니, 평이 굉장히 좋군요. 솔직히 이해가 안갑니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겠다는 의도까지는 이해해주겠는데, 그다지 쉽게 설명하지도 못했습니다. 도대체 뭘 설명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비유를 들고 있는데, 이런 비유가 일본인들에게는 쉬운 걸까요. 짧게 말할 수 있는 걸 "쉬운 비유"를 하겠다는 것에 사로잡혀서 쓸데없이 길게 이야기해서 오히려 복잡해지는 부분도 있고요.

게다가 설명하는 내용도 다짜고짜 이걸 설명해서 무얼 어쩌겠다는건가 싶습니다. 엔트로피를 설명하더니, 오토마타를 설명하고, 캐시를 설명하더니, 갑자기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사실 오토마타부터는 참아줄 만합니다만, 처음의 엔트로피 부분이 너무 엉망이라서 좋게 봐줄 수가 없습니다. 캐시 이야기하면서 프로그램 카운터와 멀티쓰레드가 나오는 등, 이야기하려는 디테일의 레벨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불만입니다.

다 읽는데 1시간 조금 안 걸리는 책이니, 너무 궁금해서 못 참겠다는 분은 서점 가서 읽어보시고 이 책을 까는데 동참하시면 되겠습니다.

한마디로 강력 비추입니다.

흥미롭고 예술적인 컴퓨터 이야기 - 우메즈 노부유키 지음/길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