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얼 먹을까 고민하면서 난바(難波) 부근의 밤거리를 배회하다가, 이런 가게를 만났습니다. 가게 외형은 특별할게 없지만, 메뉴가 눈을 끌었습니다. 행복가득라멘(しあわせいっぱいラーメン)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진 왼쪽 위에서 세번째 메뉴입니다. 설명에는 "차슈 듬쁙(チャーシューたっぷり)"이라고 되어 있군요. 육식동물인 저로서는 끌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가게로 들어가 주문하니 이런게 나오는군요. 차슈가 그릇을 뒤덮고 있을 것을 예상했는데,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저 차슈 사진을 잘 찍어두었어야 했는데, 먹는데 정신이 팔려 미처 못 찍었습니다. 면적은 저렇지만 저 차슈가 매우 두껍습니다. 두께로는 스테이크 급입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차슈가 두 종류입니다.


색이 진한 쪽이 토로코츠(とろこつ) 챠슈라고 하는 것인데, 거기 붙은 얼핏 지방같아 보이는 부분이 연골이라고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게 토로코츠 차슈의 설명인데, 뒷부분을 읽을 수 없는 사진이군요. T.T 연골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혀서 만든다는데, 비계와도 닮았지만 좀 다른 식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토로코츠 챠슈는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었습니다.

국물은 표준이라고 할까요. 돈코츠와 쇼유를 블렌딩했다는데, 진한 맛을 좋아하는 제 입에서는 좀 더 돈코츠의 비율이 높은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토로코츠 챠슈의 임팩트를 생각하면 이 정도로 적당히 자제하는 맛이 전체의 밸런스가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면은 제 취향에는 좀 더 강한 쪽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만, 이 정도면 허용범위였습니다.


그리고 한장 들어있는 김에는 이렇게 글이 써 있었습니다. 내용은 랜덤인 듯. 아마도 계란 흰자로 쓴 것 같은데, 확인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계란 흰자가 아니고 다른 것일 경우 제 일본어 실력으로는 못 알아들을 것 같아서요;; 제게는 결연(縁結び)가 나왔는데, 제가 혼자 가서 이걸 넣어준게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교자도 시켰는데, 교자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안 찍어왔습니다. 라멘은 취향을 탈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취향에 맞는 사람에게는 강력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자는 무조건 비추천합니다.

위치는 다음 지도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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