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할머니한테 가 있는 틈을 타서 와이프랑 새로운 식당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서현역 AK플라자 7층의 식당가에 있는 동경 하야시라이스 구락부라는 곳입니다. 개점했을 때 AK플라자 내부 광장에 현수막을 걸어놓아서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AK플라자 식당가인지라 혼자서 시도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해 미루고 있던 곳입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니 카운터 자리가 있어서 혼자 가도 괜찮을 것 같더군요.



와이프는 오믈렛 하야시 라이스를 주문. 처음 서빙되어 나왔을 때는 평범한 인상이었지만, 오믈렛을 반 가르자 매우 인상적인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데미그라 소스를 끼얹어 먹습니다. "런치의 여왕"을 보고 나서 충동에 휩싸여 방문하다면 틀림없이 실망하겠지만, 평범하게 방문한다면 합격점을 줄 정도의 맛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데미그라 소스가 좀 덜 짜서, 푸짐하게 끼얹어 먹을 수 있다면 좀 더 만족감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데미소스 함박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고기를 갈아서 만든 함박스테이크를 썩 좋은 음식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데, 여기에 와서 안 먹어볼 수는 없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함박스테이크 자체는 꽤 괜찮았습니다. 크기는 배가 고프지는 않지만 조금은 아쉬운 분량이었습니다. 앞에서는 오믈렛 하야시라이스의 데미소스가 좀 덜 짰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지만, 함박스테이크의 데미소스는 적절했습니다. 다만 곁들어진 호박이 참 미묘했습니다. 이걸 단품으로 먹었으면 그냥 맛있었다고 말했을 것 같은데, 함박스테이크와의 궁합이 좋다고는 말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리뷰 찾아보면 계란후라이가 안나온 것을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저는 계란후라이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제게는 단점이 아니었습니다. 계란후라이가 없으면 레트로한 분위기가 확실히 덜 살기는 합니다만.

메뉴 중에 돈카츠 치킨카레가 있었는데, 돈카츠 카레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꼭 한번 먹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돈카츠 카레를 내어놓는 곳 대부분에서 카레에 만족할 수 없었는데, 이곳은 메뉴에 카레가 있는지라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족스러웠던 곳은 코엑스몰 입구의 텐키치 정도인데, 이곳은 갈 때마다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인지라 슬픕니다. 식당은 가격을 올리고 질을 유지하던가, 질을 포기하고 가격을 유지하던가의 양 극단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하는게 개인적인 생각인데, 타협해서 가격을 조금 올리고 질이 조금 떨어지면 오히려 안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현재 돈카츠 카레가 제일 괜찮은 편인 가게가 여전히 텐키치라는 것도 사실이라 돈카츠 카레의 좁은 저변이 아쉽습니다.


여담. 근래에 일본식 음식을 하는 식당이 계속 증가 추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 음식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다양성이 줄어든다는 느낌이 드는 추세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본식 음식 한다고 해서 일본어 표기하고 일본어로 말하는 것은 이제 와서는 촌스러운 전략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한글로 적고 한국어로 말하면 좋겠습니다. 아. 동경 하야시라이스 구락부는 가게 이름 외에는 일본어가 없습니다. 이 가게 까려고 꺼낸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까려면 아XX 같은 곳을 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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