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나이트에 다녀왔습니다.

먼저 불평을 하자면, 참석 여부를 묻는 메일 이후에 확정 메일이 안와서 가야되는지 고민하다가 그냥 갔는데, 이런 부분의 꼼꼼함이 아쉬웠습니다.

메일에 같은 회사 사람이 올 수도 있다고 적혀있긴했지만, 의례적인 문구라고 생각했는데, 가보니 같은 사람 정도도 아니고 같은 팀 사람이 있었습니다. 뭐 둘 다 이직을 생각하고 참석한 것은 아니라서 상관은 없습니다만.

대략 요약하자면 핵심은 다음 세가지 일 것 같습니다.

- 많은 양의 데이타는 종전에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구글 측에서 사례로 든 것은 기계 번역이었는데, 구글의 번역 기능에는 언어학적인 접근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 복수의 언어로 기술된 문서들은 기반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라는군요. 이렇게 처리하는 이유 중의 큰 것은, 언어학적인 접근을 할 경우 새로운 언어에 대한 지원을 추가할 때 마다 그 언어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면에 구글의 접근법은 번역을 원하는 두 언어로 기술된 문서가 충분히 많기만 하면 가능하다는 것이고요.

사용된 문서의 양과 그에 따른 품질 향상 - 어떻게 평가했는지는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만 - 그래프가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게다가 미국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다른 기계번역 솔루션들과 비교했을 때 구글이 최고의 품질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 한국 R&D 센터는 한국에 있는 센터이지 한국을 위한 센터가 아니다.

이 부분 매우 강조되었습니다. 극단적인 이야기로 한국에서 구글이 사업을 철수하더라도 R&D 센터는 남을 수 있다고 표현하시더군요. 그리고, 구글의 기준은 세계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에서 채용하더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채용된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면접을 보기 위해서 본사에서 면접관이 오기도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채용과정이 몇달씩 걸릴 수도 있다고 합니다.

- 구글은 직원을 신뢰한다.

구글의 조직은 직원을 신뢰한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져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직원을 감시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보다, 신뢰할 수 있는 직원을 뽑는데 힘을 기울이고 직원을 신뢰하는 쪽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 직원을 신뢰한다는 것과 보안에 관련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다음 기회로 돌리겠습니다. - 하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직원을 신뢰한다는 것은 참 어렵고, 위험한 일입니다. 신뢰할 수 없는 직원이 조직에 섞여드는 순간, 조직은 모래성처럼 와해될지도 모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구글이 직원을 신뢰하기 때문에 제공하는 혜택은 매우 달콤해보이지만, 그래서 저는 만약에 제게 구글에 입사하겠냐고 물으면 고민할 것 같습니다. 3년 뒤에 구글보다 3년 뒤에 제가 지금 다니는 ㄴㅅ이 굳건할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감히 생각합니다. 물론 제약도 많지만, 그 만큼 안전장치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메인 토픽과 관계없이 인상적이었던 것 하나는, 제공된 샌드위치였습니다. 일반적인 두장을 겹친 형태가 아니라, 빵을 마치 김밥처럼 말아서 한손으로도 흘리지 않고 먹을 수 있고, 입을 크게 벌릴 필요도 없는게 매우 좋았습니다. 구글에서는 일하면서 식사를 하는 워크홀릭이 많은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는 단면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집에 와서 그 감동을 와이프에게 전했더니 '그런거 처음보냐'는 반응이라서 조금 슬펐습니다. -_-;

그리고, 참석자는 신경써서 그루핑을 한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지라 Q&A 시간에는 좀 답답하기도 했습니다만, 생각을 해보면 어쨌거나 회사 생활 10년차가 되고 보니 경험으로 아는게 나름대로 축적이 되어 있더라라고 스스로 뿌듯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의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많이 제거해 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줄 듯 해서 조금은 끌리는 면도 있습니다만, 과연 제가 거기서 즐거운 일거리를 찾을 수 있을지가 의심스러운지라 지금으로서는 그다지 지원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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