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십 분짜리 영화학교 - 10점
로버트 로드리게즈 지음, 고영범 옮김/강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로드리게즈 감독의 영화 DVD들에는 서플먼트로 10 minute file school이라는게 들어있습니다. 주로 싸게 영화를 찍는 방법에 대한 강의(?)입니다만. 이 책은 이런 강의 스타일이 아니라 로드리게즈 감독이 엘 마리아치를 촬영하고 영화사에 팔았던 일에 대한 일기 형태의 기록입니다. 이 책도 어떻게 싸게 영화를 찍을 수 있느냐에 대한 테크닉이 넘쳐납니다만, 영화 테크닉 쪽은 아무래도 글로 보는 것보다 DVD 서플먼트 영상을 보는 쪽이 훨씬 쉽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어떻게 영화를 싸게 찍을 것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자신의 현재 주어진 조건 내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것인가 하는 비전을 보여주는데 있습니다. 꿈이 있지만, 그걸 어떻게 이룰지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책입니다. "너 외롭구나"에도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에게 주는 충고가 있지만, 이 책은 훨씬 실용적이고, 게다가 저자의 실제 체험이라는 점에서 훨씬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비전은 너무나 훌륭해서 굳이 영화에 한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아마추어라면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이런 비전뿐만 아니라, 이 책의 충고는 게임 쪽에서도 통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본 사람이 가치있는 것 처럼, 게임개발 또한 그러합니다.

게임들의 퀄리티가 올라가면서 소비자로서의 눈도 높아지고, 아마추어 개발자가 자신의 눈을 만족시키는 게임을 만들기는 정말로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습작은 참으로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만, 이 책을 보고 나면 그런 것을 뛰어넘을 비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의 원래 이야기인 영화 쪽으로 돌아가면, 로드리게즈 감독이 엘 마리아치를 촬영할 때와 비교하면 세상은 정말 좋아진 것 같습니다. HD 캠코더를 백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고, PC만 있으면 Full-HD 영상도 편집이 가능하니까요.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정(Energy Addict)  (0) 2007.07.23
초보 아빠의 좌충우돌 육아법  (0) 2007.07.02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  (0) 2007.07.02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