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플레이시간은 세이브 파일 기준으로 20시간 정도. 실제 플레이시간은 25시간 정도 될 듯.

세이브 포인트가 너무 적다. 최고의 스트레스 요인. 머나먼(사실은 그렇게 멀지는 않다만) 길을 떠나서 보스한테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가야 된다.

전투 관련해서 여러모로 불편하다.

우선 타게팅. 기본적으로는 바라보는 방향의 적을 타게팅하게 되어 있는데, 적을 공격하다가 타겟을 바꾸려고 할 경우에 제대로 안 바뀌는 경우가 자주 있다. NPC와 대화할 때도 가끔씩 좀 엄한 놈이 대답을 하는데, 아마도 Line of Sight 상에 존재하는 놈이 여럿일 때 제대로 안되는게 아닌가 추측 중이다. 타겟 변경 버튼이라도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타겟 고정 버튼은 있어도 변경 버튼은 없다.

AI도 만족스럽지 못한 편. MMORPG에서 그 수준으로 행동하면 당장 왕따당하다가 게임 접어야 할 정도가 아닐까 싶다. AI에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걸까? 파티 멤버에게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이 있는데, 파티 전원을 플레이어가 부지런히 관리해라는 뜻인 것 같은데, 상당히 갑갑하다. 게다가 명령은 책을 사서 배워야 된다.

나는 근본적으로 RPG에서 액션성이 너무 강한 전투를 싫어한다. RPG라면 아무리 손이 둔한 사람이라도, 전략이 좀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레벨 노가다만 하면 클리어할 수 있어야 한다는게 내 믿음이고, 그런 믿음에서 벗어나는 시스템을 싫어한다. RPG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가장 기본적인 재미는 드라마성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드라마를 제공받는데에 있어서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요소들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 난이도를 높이고 싶다면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게해서 드라마만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길을 열어주어라.

모을 수 있는 동료가 전체 177명으로 매우 많지만, 그다지 개성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환상수호전에 비하면 짝퉁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으는 과정에서도 환상수호전과 비교하면 그다지 보람이 느껴지지 않는다. 절반, 아니 1/4로 줄이더라도 캐릭터 하나하나를 좀 더 제대로 만들었어야 한다. 시간 시스템이 있어서 제 시간에 안가면 안되는 일이 대부분인 것도 꽤 불편하다. NPC들의 행동시간의 범위를 좀 더 넓게 잡는 쪽이 좋았을 것 같다.

게다가 저 레벨을 데리고 다녀도 레벨업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는 못해서, 환상수호전처럼 여럿을 키우는 것은 상당한 노가다가 될 것 같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마음에 드는 여성캐릭터만 키우고 있다. 환상수호전과 달리 이벤트로 파티에 반드시 참가시켜야 하는 캐릭터가 발생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게 그나마 위안이다.

시나리오도 그다지 좋은 소리를 해줄 수는 없다. 시나리오 쓴 사람이 세계관의 중요성을 파악을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스토리적인 부분보다 주로 대사에서. MGS에서의 코지마식 개그가 튀어나와서 이건 게임이다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리고 주인공 성격이 영 짜증난다. 나는 주제파악 못하는 철없는 꼬맹이는 딱 질색이다. 그나마 히로인은 마음에 들 뻔 했는데, 조금만 진행하니까 게임 만들면서 캐릭터들 성격 제대로 설정을 안하고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것은 일러스트보다 3D 모델이 더 마음에 들 정도로 모델링이 잘 되었다거나, 팔콤의 구루민 개발팀은 이거보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색상을 잘 사용했다거나 하는 아트 측면. 그런데 모델링을 잘했다는 거지, 애시당초 캐릭터 디자인이 그렇게 잘 된 것 같지는 않다.

어쨌거나 구입했으니 계속 플레이는 하겠지만, 한번 더 보스 전에서 뻗어버리면 정말 게임 포기하고 싶어질 듯. 사실은 이 글도 보스전에서 뻗고는 화가 나서 갈겨 쓴 글. 트라이에이스는 발키리 프로파일 때는 정말 좋았는데, 그 뒤로는 발키리 프로파일만한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여기서 언급한 환상수호전은 1,2이다. 3,4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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