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을 보았습니다.
같이 본 사람들은 다들 전율했지만 저는 그만큼 감동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저는 칼에 의한 신체손상 묘사를 보는게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에 그만큼 몰입하지 못했기 때문일 듯 합니다. 영화 자체는 별로 흠 잡을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토리는 제 취향이 아닌지라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지만, 화면이 한순간도 쉬지 않고 끔찍하도록 훌륭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자라면 저런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걸까요. 게임도 앞으로는 세게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할텐데, 이런 월드 탑클래스의 컨텐츠를 보면 어떻게 쫗아갈지 참 답답해집니다.
특히 저는 속도의 조절에 의한 액션의 강약 묘사를 좋아하는데, 전편에 걸쳐서 남발되다시피 하는데도 하나하나가 모두 호흡이 훌륭했습니다.
제가 지식이 없어서 고증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창과 방패를 활용한 집단 전투의 묘사도 매우 훌륭했습니다. 방패의 활용에 대해서는 본 사람 모두들 감탄했습니다. 전술이나 진형의 중요성에 대해 가르치는 군대 교육 자료로 활용되게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페르시아에 대한 묘사는 황제는 게이같이 묘사되어있다거나 하는 것이 좀 왜곡되어있을 거라는 느낌이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마초적인 스파르타인과 대조되는 장치인 것 같기도 합니다. 임모탈이라는 정예 병사들은 일본 닌자가 와전되면 저런 느낌으로 묘사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엔딩 크레디트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랭크 밀러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그림에서 - 검은색 캐릭터, 붉은 피, 배경으로 3색만 사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좀 전에 본 건데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 카메라가 3차원으로 움직이는데, 아마도 3D로 만들어졌고 렌더링만 그런 스타일로 된 것 같습니다. 캐릭터를 단색으로 실루엣만 보여주기 때문에 디테일이 낮아도 된다고 하더라도, 단지 엔딩 크레디트만을 위하여 그 정도 노력을 쏟아부을 수 있다는게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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